GM, 정부에 대우차 인수 공식 제안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 정부에 대우차 인수를 공식 제안했다. GM이 대우차 인수 제안서를 정부에 공식 전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앨런 패리튼 GM 아시아태평양 인수합병(M&A) 담당본부장은 14일 조선호텔에서기자회견을 갖고 루 휴즈 GM 본사 수석부사장과 자신이 지난 13일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을 만나 대우차 인수 제안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패리튼 본부장은 "GM은 대우차 국내 전사업부문과 일부를 제외한 상당부분의 해외 사업부문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이 위원장과는 가격보다는 대우차의 적절한 평가방식에 대해 주로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수방식과 가격 등 구체적인 제안을 정부에 전달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았다.

그는 "현재는 확정적으로 모든 것을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실사 등을 더 진행해 확인해야 할 구체적인 사안들이 남아 있다"고 말해 GM이 정부에 인수 제안서를냈더라도 이 내용이 최종안이 아니고 논의의 여지가 있음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 GM의 한 관계자는 "지나치게 가격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고용 유지나 대우차 발전을 위해 GM이 갖고 있는 계획 등에도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패리튼 본부장은 대우차 국제입찰이 이뤄지더라도 참여할 것인지에 대해 "현재로선 참여 여부를 말할 상황이 아니다"라면서도 "국제입찰이 이뤄지면 장기화되고 오히려 대우차에 해가 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삼성차 인수 제안은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고 다른 업체와 공동으로 대우차를 인수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우리는 현재 대우차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GM은 대우차 승용차부문에 그간 관심을 쏟아왔다"고 말해 상용차부문 및 쌍용차 등과 채권단이 일괄 처리를 시도할 경우 협상이 난항을 겪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정부로부터 협상 우선권을 인정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암시받은 바 없다"고 답했고 부채 탕감을 요구할 것인지는 "답변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 안팎에서는 GM측이 이 위원장에게 배타적 협상권을 요구했을 것으로 관측하고 그러나 정부는 이에대한 확답을 피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서울=연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