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Y2K공포 예방 자료 공개

중앙일보

입력

미국 백악관은 2000년 새해 첫날 발생할 수 있는 각종 기술적 고장들이 컴퓨터의 연도인식오류(Y2K) 때문이라는 공포를 불식시키기 위해 전기 등 일부 시스템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고장에 관한 통계를 13일 공개할 예정이다.

백악관의 이러한 조치는 전기와 기타 필수적인 공공서비스 체제가 붕괴될 경우 이것이 반드시 컴퓨터의 Y2K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니며 평상에도 발생해왔던 것임을 보여줌으로써 공포를 막기 위한 것이다.

존 코스키넌 백악관 Y2K 위원장은 "날마다 잘못이 발생하지만 아무도 큰 주의를기울이지 않고 두번 다시 생각하지도 않지만 오는 1월1일 무슨 일이 일어나면 즉각 Y2K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자료공개 취지를 설명했다.

코스키넌 위원장은 미국의 전기공급시설은 99% 이상 신뢰할 수 있지만 겨울철폭풍으로 단전사태가 올 가능성도 있다면서 새해 첫날 한파 또는 폭풍설이 미국을 강타할 가능성을 50대 50으로 전망했다.

그 한 예로 지난 1989년 메인주에서 발전소의 스위치 고장으로 인해 새해 전야 약 9만명의 주민이 단전으로 고통을 겪어야 했던 사실이 지적됐다.

워싱턴에 있는 에디슨 전기회사는 백악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새해 첫날을 맞는 주말에 Y2K가 아닌 "일상적인 이유들"로 인해 단전사고가 발생할 것임이 "거의 확실하다"고 예상했다.

이밖에 미 행정부는 미국내 항공 승객들에게 여행이 안전할 것임을 보장하고 있지만 연발착이나 수하물 분실 등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연방항공국(FAA) 통계에 따르면 미국내 주요 항공사들이 운항하는 항공편 5편중 4편만이 정시에 도착했으며 승객 1천명중 4명 이상이 일시적으로 수하물을 분실하는 사태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금자동인출기 등 신용거래사고의 약 10%는 기계고장 또는 소비자의 비밀번호 망각 등의 실수로 인해 통상적으로 발생하는데 1월1일에도 이와 똑같은 문제들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코스키넌 위원장은 정부관리들이 예상을 초월한 문제가 발생할 것인지를 지켜보겠지만 그 원인이 즉각 규명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중요한 것은 문제의 원인이 Y2K에 있느냐의 여부가 아니라 고장난 시스템을 바로잡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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