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치기왕' 김일 은퇴식 내년1월 열린다

중앙일보

입력

한국 프로레슬링을 대표했던 '박치기왕' 김일의 은퇴식이 내년 초 서울에서 열린다. 국내에서는 은퇴식도 하지 못한 채 병마와 싸우고 있는 김일을 안타깝게 여긴 국내 인사들은 최근 김일 은퇴식추진위원회(위원장 신부호)를 만들어 한국프로레슬링연맹과 공동으로 은퇴식을 마련했다.

은퇴무대는 내년 1월 22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으로 결정됐다.

이날 김일은 자신을 후원해 준 국회의원 등 국내 저명인사들과 1만여명의 팬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적으로 링과 작별하게 된다.

은퇴식 본행사에는 꽃다발 증정, 축하쇼 등이 열리고 이어 김일의 후계자인 이왕표를 비롯한 현역 프로레슬러들의 경기가 열린다.

60-70년대 일본과 한국을 주무대로 활동했던 김일은 박치기 하나로 세계를 제패, 서민들의 애환을 시원스럽게 달래주는 국민적 영웅이었다.

80년대 들어 프로레슬링이 침체를 겪으면서 레슬러들의 활동이 위축됐지만 김일의 박치기는 여전히 국민들의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김일은 95년 4월 일본 신문기자단 주최 은퇴식에 참가, 도쿄돔을 꽉 채운 6만관중의 연호를 받으면서 일본 프로레슬링 무대 공식 은퇴를 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김일은 국내은퇴식을 추진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미뤄져 왔는데 뜻있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마침내 내년 초 열리게 됐다.

현재 김일은 과도한 운동으로 인한 후유증에 시달리며 대부분의 시간을 서울 상계동 을지병원에서 보내고 있다.

그러나 후배들의 경기가 있을 때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빠짐없이 경기장을 찾는다. 지난 11일 밀양에서, 12일 창녕에서 열린 시합도 옆에서 지켜봤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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