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0억불 공급초과…원화강세로 에너지·철강·운송업 수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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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흑자, 외국인투자증가 등으로 원화강세가 지속되면서 내년에 초과공급되는 외화가 5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정유,전력 등 에너지분야와 철강,항공,해운업 등이 수혜를 보는 반면 유화,자동차,조선,전자부품업종은 기업수지에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13일 현대증권에 따르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수출호조로 경상수지흑자가 122억달러에 이르고 외국인직접투자와 증권투자가 각각 70억달러와 50억달러, 금융기관장기차입 60억달러 등 달러공급은 302억달러인 반면 수요는 외채 및 외평채의 원리금을 합해 246억달러에 불과, 달러 초과공급이 5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따라 내년에도 원화강세가 이어져 원-달러환율이 내년 연말에는 1천50원, 연평균 1천100원선을 유지할 것으로 추정됐다.

한편 원화강세기조가 지속되면서 정유,전력,철강,항공,해운업종의 수혜가 예상됐다. 특히 정유업종은 원화표시 원유도입가의 하락으로 영업수지 개선 및 달러표시부채부담 감소효과로 평균환율 10원이 하락할 경우 SK의 주당순이익(EPS)이 11.6%상승하는 것을 비롯, 쌍용정유(4.8%), 인천정유(10.2%) 등이 대표적 원고 수혜주가 될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전력도 연료수입의 95%가 달러표시로 이뤄지고 90억 달러에 달하는 외화표시채권을 보유하고 있어 평균환율 10원 하락시 EPS가 5.6% 증가하는 수혜주로 분류됐다.

포항제철과 대한한공 역시 원재료수입 및 외화표시부채부담의 감소로 영업수지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부품,원료 등을 수입해 제품을 외국에 수출하는 업종인 유화,자동차,조선업은 원고로 인한 실적악화가 예상됐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연간 50억달러가 넘는 수출물량으로 15억달러 이상이 환위험에 노출, 원화가 10원 하락시 주당순이익 1.9%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조선업은 현대중공업이 80%에 달하는 달러결제 수출비중으로 영업수지 악화가 예상됐으나 엔고로 인한 수주물량 증가로 악영향이 다소 상쇄될 것으로 분석됐으며 LG화학, 한화석화, 호남유화 등도 달러표시부채감소 등으로 인한 영업외수지의 호전에도 불구, 전체적으로는 소폭의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증권은 “원화강세로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엔고의 긍정적 영향이 축소될 전망”이라며 “그러나 이로인해 물가안정 및 저금리기조에는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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