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스 미재무장관, 'IMF 기능 재고 시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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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로런스 서머스 재무장관은 9일 세계 각지의 재정위기가 진정되고 자본시장 환경이 개선됨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의 기능 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머스 장관은 이날 워싱턴의 내셔널 프레스 클럽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하면서 "차기총재 선출을 앞둔 지금이 IMF의 사명과 업무 한계를 재점검하기에 적합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경제안정은 단지 재정정책만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나는 과거 5년동안 IMF가 재정정책 일변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면서 "동시에 우리는 각 국가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야 하고 각국 정부가 자국의 경제전략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IMF가 국가의 경제정책에 지나치게 관여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서머스 장관은 최근 동남아 등의 금융위기 때 IMF가 국가정책에 깊숙히 관여한데 대해 강하게 비난해 왔으며 앞으로의 IMF 역할에 대해 비상 금융지원에 더욱 많은 비중을 둬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서머스 장관은 이밖에 체첸에 대한 러시아의 강경 입장에 대해 "체첸과의 전쟁으로 러시아 내부의 불확실성이 증가될 것이며 이에 따라 외국인의 러시아 투자가 영향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체첸사태가 러시아의 경제회생 노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서머스 장관은 일본과 유럽의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에 힘입어 세계 경제가 밝은 전망을 보이고 있다면서 일본은 국내 총생산의 10% 수준으로 확대된 재정적자를 줄여야 하고 유럽은 구조조정을 통해 노동시장 유연성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워싱턴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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