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가 바리케이드 효과 … 한반도까지 직접 영향은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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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반도는 지진에 안전한가. 한반도는 판구조론으로 볼 때 유라시아판 내부에 위치해 있어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 북미판이 복잡하게 만나는 일본과는 달리 지진활동이 약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지진은 모두 42회(내륙 24회, 해역 18회)로 규모 3.0 이상의 지진은 다섯 차례였다. 그중에서 지난해 2월 9일 오후 6시 경기도 시흥시 북쪽 8㎞ 지점에서 발생한 규모 3.0의 지진이 가장 주목을 받았다. 당시 수도권 대부분의 지역에서 진동이 2~3초 동안 이어지면서 건물이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한반도가 지진에서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무엇보다 올 들어 한반도 주변에서는 지진이 빈발하고 있다. 우선 11일 일본 혼슈 센다이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8.8의 강진을 비롯해 일본 쪽에서 지진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 상하이 동쪽 해역, 제주도 부근 해역에서도 지진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중국 남부 윈난성(雲南省·운남성)에서는 10일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것을 비롯해 지난 두 달간 1200여 차례나 발생했다. 이와 관련, 한국교원대 경재복 교수(지구과학과)는 “역사적으로 일본과 중국 양쪽에서 강한 지진이 발생하면 한반도에서도 지진이 나곤 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소방방재청에서는 수도권에서도 규모 5.0의 지진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소방방재청은 지난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한다면 사망자는 7726명, 부상자는 10만7524명 등 11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규모 7.0의 강진이 서울 남서쪽에서 발생하면 전국적으로 5만 명이 사망하고 62만 명이 다치는 등 사상자가 67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게 소방방재청의 분석이다.

 한편 이번 지진은 백두산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부산대 윤성효 교수(지구과학교육과)는 “규모 8.8의 지진이 두만강 부근쯤에서 발생했다면 백두산 분화와 연결됐겠지만 이번 지진은 일본 본토가 바리케이드처럼 가로막고 있고 동해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백두산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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