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로 살펴보는 한국현대사-MBC특집

중앙일보

입력

희망과 고통의 '열차 99년호' 도 거의 종착역에 다다랐다. 며칠만 지나면 새 밀레니엄이 시작된다. MBC가 20세기를 정리하는 3부작 특집다큐를 마련했다.

20일부터 사흘 연속 방영되는 '20세기, 한국의 인물들' (밤11) 이 그것. 지난 한 세기의 우리 사회를 대표하는 사람을 엄선했다.

'지도자와 혁명가들' (20일) , '여성' (21일) , '영웅과 우상' (22일) 등 3부문에 걸쳐 각각 20명을 선정했다.

각계 전문가와 MBC PD, 그리고 시청자(인터넷 접수) 가 함께 1차로 후보를 골랐고, 일간지 부장.기자 20명이 해당 인물을 최종 확정했다.

1부 '지도자…' 에선 정치.경제에 큰 영향력을 미쳤던 인물들을 살핀다. 항일운동가 백범 김구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공동 1위. 기업가인 이병철 전 삼성회장과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김대중 대통령과 공동 3위에 올랐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시대의 흐름을 이끈 지도자와 변혁을 주도한 혁명가의 삶과 죽음을 살펴볼 계획입니다. " 윤미현 PD의 설명이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노태우 전 대통령이 유일하게 20위 안에 들지 못한 것도 눈길을 끄는 부분. 노동운동가 전태일은 8위로 기록됐다.

2부 '여성' 은 열악한 시대환경을 딛고 일어서 여성의 입지를 넓혀나간 사람들이 주로 선정됐다.

대하소설 '토지' 를 쓴 박경리씨가 1위. 여성의 권익신장에 평생을 바친 고(故) 이태영씨와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씨가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최근 올바른 성문화 운동을 펼치고 있는 구성애씨도 14위에 올랐다.

3부 '영웅…' 에선 대중의 사랑을 받은 사람들을 돌아본다. 단순한 스타의 차원을 넘어 20세기의 우리 사회를 상징했던 인물들을 조명한다.

베를린 올림픽에서 마라톤 금메달을 획득한 손기정옹에 이어 대중가수 서태지와 야구선수 박찬호가 상위 1~3위를 차지했다.

윤PD는 "평범한 인물 열전 형식을 벗어나 인물을 통한 우리 사회 다시 읽기를 시도하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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