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으로 푸는 인간성 상실 ' 히포크라테스의 침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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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창작무용가로 주목받는 부부 현대무용가 박호빈, 조성주씨의 `댄스컴퍼니 조박'이 세번째 기획공연을 통해 신작 「히포크라테스의 침묵」을 선보인다.

뇌사 판정을 둘러싼 병원내 공방과 갈등을 통해, 과연 의학과 과학의 발달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있는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는 작품이다. 개인의 `감상주의'가 많은 무용작품의 주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 전반의 이기주의와 상업적 합리주의에 메스를 가해보겠다는 문제의식이 눈길을 끈다.

텅 빈 성당 안, 한 의사의 고해성사로 작품이 시작된다. 그는 병원 내의 장기불법매매 소문과 그 브로커가 병원 내부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좌절과 갈등으로 병원을 불신하고 있는 상태이다. 그는 뇌사 직전의 환자를 만나게 되자, 장기이식을 서두르려는 병원측에 윤리적, 종교적인 이유를 들어 대항한다. 나아가 장기 암거래 사실까지 폭로, 환자들의 아우성과 의사들간의 다툼을 가열시킨다.

이 작품은 이런 과정을 통해 뇌사 판정에 대한 논쟁의 와중에서 생명에 대한 존엄성과 가치가 상실돼갈수 있다는 우려와 경계심을 표현한다.

오는 11일 저녁 7시, 12일 오후 4시와 7시 문예회관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박호빈 외 12명이 출연한다.

이번 공연의 1부에서는 지난해 국내 첫 소개 후 지난 11월 미국 워싱턴 등 4개도시 순회공연을 통해 호평을 받았던 「녹색 전갈의 비밀」도 다시 무대에 오른다. 전갈의 번식 과정을 형상화, `잔인'과 `고독'이라는 또다른 모성의 측면을 조명한다.

"정교하고 계산된 구도와 적절하고 함축적인 동작", "아름답고 나긋나긋하며 미끄러지는 듯한 춤"이라는 찬사를 들었었다. 박호빈, 조성주의 2인무이다.

공연문의는 ☎ (02) 2272-2153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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