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과자를 들고 있는 이종우씨와 부인 이순선씨.
2일 오전 충남 천안시 쌍용2동사무소 옆. 3층 상가 건물의 1층 한쪽에 농업회사법인 ‘올굿’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점포(66㎡) 안에서는 이종우(57) 대표와 부인 이순선(53)씨가 호두과자를 만들고 있다. 1월 12일부터 본격 시판에 들어간 ‘쌀 호두과자’다. 호두과자 생산에 쓰이는 쌀은 이씨가 생산한 것이다. 이씨는 요즘 하루 300박스(300만원)를 생산한다. 한 박스에 호두과자 30개가 들어 있다. 기존 호두과자에 비해 30% 정도 비싼 편이다. 이씨는 7년간 연구 끝에 쌀 호두과자 개발에 성공했다.
이씨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1997년 고향인 천안시 성환읍으로 돌아왔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논(8만2000㎡)과 임차한 논 등 16만5000㎡에 벼농사를 지었다. 99년 전국 최초로 온라인 쌀 판매에 나섰다. 소비자와 직거래하면 이윤이 크기 때문이었다. 신선한 쌀을 공급하기 위해 주문하면 곧바로 도정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연간 1000가마의 쌀을 생산해 5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99년 정부로부터 ‘신지식인 농업인’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쌀 소비가 갈수록 줄면서 신지식인 농업인도 한계에 부딪혔다. 이씨는 “단순한 쌀 판매에 머무는 시대는 끝났다는 생각이 들어 쌀 가공식품 개발에 나섰다”고 말했다.
쌀로 호두과자를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쌀은 밀과 달리 끈기가 없어 호두과자를 만들어도 금방 과자처럼 굳어버렸다. 각종 실험 끝에 밀가루로 만든 호두과자처럼 부드러운 쌀 호두과자 생산에 성공했다. 이씨는 “쌀을 가공해 파니 부가가치는 3배 이상”이라며 “쌀 호두과자가 남아 도는 쌀 소비에 기폭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