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엑슨-모빌 합병 조건부 승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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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지난달 30일 미국 석유업계 1위와 2위 업체인 엑슨과 모빌의 합병 계획을 조건부로 승인함으로써 세계 최대의 민간석유회사가 탄생하게 됐다.

총 810억달러 규모의 엑슨-모빌 합병안은 이날 연방공정거래위원회(FTC)의 표결에서 4-0으로 통과됐다.

FTC는 그러나 합병안을 승인하면서 이들 두 회사가 미국에서 운영하는 1만6천여 주유소 가운데 주로 메인과 버지니아 등의 동북부 지역과 텍사스,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2천413개를 처분하도록 조건을 달았다.

FTC는 양사가 시장 지배력을 장악하고 있는 지역의 주유소 일부를 처분하지 않으면 반독점법을 위반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이밖에도 엑슨이 샌프란시스코 인근에 보유하고 있는 하루 12만8천배럴생산 규모의 베니셔 정유공장과 동남부 지역 송유관, 모빌의 알래스카 횡단 송유관을 비롯한 다른 자산들도 대거 처분하도록 지시받았다.

이러한 보유자산 처분은 합병 부대조건으로는 최대 규모로 FTC는 양사가 1년전 합병 승인을 신청한 이래 시장지배력 확대에 따른 석유가격 인상을 우려해 왔다.

새로 탄생하는 회사의 이름은 엑슨 모빌로 결정됐으며 본사는 텍사스주 어빙에 둘 예정이다.

이번 합병으로 양사는 앞으로 3년동안 30억달러에 가까운 경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으며 석유 탐사와 생산 활동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양사의 종업원 12만명 가운데 9천명 정도가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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