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볼링선수' 김희순, 한국우승 이끌어

중앙일보

입력

"아줌마라고 우습게 보지 마세요. "

지난달 29일 세계볼링선수권이 벌어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여자 5인조에 참가한 김희순(31.평택시청)이 릴리스한 15파운드짜리 공이 핀을 향해 무섭게 회전해 들어갔다.

경쾌한 파열음과 함께 10개의 핀들이 한순간에 쓰러졌다. 완벽한 '스트라이크' .

7개의 스트라이크를 잇따라 기록한 김의 점수는 2백57점. 한국의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이었다.

가녀린 체격의 김이 뿜어내는 폭발적인 파워에 세계 각지에서 모인 관중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날 김은 6게임 평균 2백26.8점으로 팀내 최고를 기록했다.

남자를 능가하는 파워넘치는 쇼트훅으로 한국의 여자 5인조 금메달을 이끈 김은 지난 96년 국가대표로 발탁된 늦깎이 스타. 게다가 여섯살.네살난 아이를 둔 주부 볼러다.

지난 98년 방콕아시안게임 2인조에서 금메달을 따냈으며 지난 10월 코리아컵 여자 마스터스부문에서는 자신의 공식대회 첫 퍼펙트(3백점)까지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이날 역시 주부선수인 이미영(부산 남구청.평균2백10.8점)이 최고참으로 팀을 이끌었고 차미정(대전시청).이지연.김선화(이상 동양농기).박진희(서울일반)가 고른 활약을 보여 총점 6천1백83점(평균 2백6. 1점)을 기록, 2위 콜롬비아(6천87점.평균 2백2. 9점)를 따돌렸다.

이지연.김선화.박진희는 3인조전에 이어 대회 2관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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