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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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는 재밌다.

지난 11월 5일부터 9일까지 서울 다큐멘터리 영상제가 인사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렸다. 9일 폐막식이 끝나고 진행팀과 수상후보자들 간의 뒷풀이가 있었다. 그날 뒷풀이에서 '올해의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던 〈입국금지〉의 박성미 감독님과의 대화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왜 다큐멘터리 만드는 작업을 하세요?"
"재미있어서요. 정말이예요. 저는 그렇게 물어보는 사람들 누구한테나 재미있어서 다큐멘터리를 만든다고 말합니다."
나 또한 그렇다. 왜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다큐멘터리는 재미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하지만 나는 그들에게 묻고 싶다.
"다큐멘터리가 왜 재미없다고 생각하세요?"

실제로 이 질문에 쉽게 다큐멘터리가 재미없는 이유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다큐멘터리는 재미없다"라는 닫혀있는 생각이 많은 사람들에게 다큐멘터리를 멀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코너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다큐멘터리=재미없음'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그동안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좋은 다큐멘터리에 대한 소개를 통해 다큐멘터리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일조할 수 있었으면 한다.

다큐멘터리란...

다큐멘터리는 본래 영화에서 발달된 장르이다. 다큐멘터리에 대한 정의를 보면 '다큐멘터리는 일반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인간관계의 영역에서 인간의 지식과 이해를 넓히고 그 욕구를 자극시키며 문제와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삼는다. 따라서 다큐멘터리는 인간의 이성이나 감성에 호소하기 위해서 사실의 촬영, 진지하고 이치에 맞는 재구성을 통해 사실의 모든 면을 영상화하는 방법이다'라고 설명한다.

사전적 정의만 보면 다큐멘터리는 더욱 어렵고 멀게만 느껴진다. 내가 생각하는 다큐멘터리의 정의는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한 영화"이다.

사람들은 다큐멘터리하면 오지 깊숙이 사는 미개인들의 생활이나 흥미를 이끄는 동물들의 모습, 해외 입양인들과 같은 가슴의 상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든 영화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만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집에 있는 켐코더로 자신의 가족들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남기는 것도 다큐멘터리다. 다큐멘터리는 사실을 영상으로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는 기록을 남기는 것에 소홀하고, 그것을 보존하는 데 소홀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메모 한 장의 기록이 자신에게 얼마나 유익했는지에 대한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기록을 남기는 것이 다큐멘터리다. 기록의 가치를 알고 그것을 영상으로 남기는 것이 바로 다큐멘터리다. 그래서 다큐멘터리를 한국어로 해석하면 '기록문학'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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