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뱅크 농구단 연고지 바뀔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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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단 '골드뱅크 클리커스' 의 연고지가 광주에서 군산으로 바뀔 위기에 처했다. 광주시에 시즌경기를 치르는데 적합한 체육관이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골드뱅크는 '99~2000 프로농구 시즌' 홈경기 18개를 연고지에서 벗어나 군산(14개)과 여수(4개)에서 치르고 있다.

광주 염주종합체육관과 구동 실내체육관이 썰렁해 선수들이 제대로 기량을 발휘할 수 없는 등 경기에 부적합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골드뱅크측은 지난달 광주시 도시공사에 "농구시즌에 대비해 체육관 내 난방시설 등을 보완해 달라" 고 요청했다.

그러나 도시공사는 "다목적 시설에 농구경기만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지출할 수 없다" 는 입장이다. 도시공사는 염주종합체육관 내 난방.전광판.마루시설 보강 공사비로 4억2천만원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북 군산시가 골드뱅크 클리커스에 '군침' 을 흘리고 있다. 군산은 예년보다 시즌 관중이 크게 늘어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군산에서 열린 개막전 경기에는 4천여명의 관중이 몰렸다. 이는 지난 시즌 염주 체육관 경기당 평균 관중수(5백여명)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군산시는 3천여만원을 들여 체육관 내부시설을 새롭게 단장, 골드뱅크의 경기를 끌어들였다. 또 시정소식지와 유선방송 등을 통해 경기 소식을 홍보, 팬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광주시민들은 광주시의 대응을 비판하고 있다. 시민 金모(42.광주시 서구 금호동 금호시영아파트)씨는 "광역시가 프로농구 경기 하나도 연고지에서 못 치르게 한다는 것은 시민 자존심의 문제다. 좀 더 적은 예산을 들여서라도 문제를 해결하는 게 좋겠다" 고 말했다.

이와 관련, 광주시농구협회는 "2천2백석 규모의 구동체육관 시설을 보완, 농구.배구.핸드볼 등 구기전용 체육관으로 사용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고 밝혔다.

구동체육관은 보강공사비가 염주종합체육관의 절반 정도밖에 들지 않고 관중 수용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것.

이에 대해 광주시는 "구동체육관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한 뒤 사용방안을 검토하겠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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