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행정원장 발언 의미] 對韓관계 복원 의욕

중앙일보

입력

92년 단교 이후 끊어졌던 한국.대만간 자국 항공기 취항을 재개하기 위한 협상이 곧 활발해질 전망이다.

대만 샤오완창(蕭萬長)행정원장(총리)이 23일 대만 국회 답변에서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길 희망한다" 고 말했기 때문. 蕭원장은 나아가 "대만으로서는 더 이상 과거문제에 연연하지 않고 한국과의 미래지향적인 관계구축을 희망하고 있다" 고 말했다.

대만 행정부 최고위 관리가 단교 후 자국 항공기 재취항을 비롯, 한국과의 관계복원을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한.대만 항공협상에 대해 대만 행정원장이 태도변화를 시사한 것은 분위기가 무르익었기 때문이다.

협상이 이미 7년이나 끌어온 데다 최근 대만 지진 피해복구 과정에서 한국 119구조대의 활약상이 대만내 반한(反韓)여론을 호전시켰다.

대만은 그동안 항공기 재취항의 전제조건으로 한.대만 각료급 회담 재개를 요구했다. 중국과의 수교 이후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켜온 한국 정부로서는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자국 항공기 재취항이 성사되면 실익이 적지 않다. 지난해 양국 교역규모는 76억달러(한국측 흑자액 30억달러)에 달하지만 자국적 항공기는 취항하지 못했으며 양국간 운항편수는 주당 16회에 불과한 실정이다.

항공협상의 타결은 단교 이후 불편했던 한.대만 관계가 상징적으로 복원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유광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