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회장 박현주의 공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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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미래에셋증권 등 일부 증권사가 자문형 랩 상품의 수수료를 내린다.

 랩은 주식과 채권 등 금융상품을 마치 주방에서 랩(wrap)으로 물건을 싸듯 한 계좌에 통합 관리하는 종합자산관리서비스를 말한다. 이 가운데 증권사가 투자자문사로부터 종목 추천을 받아 운용하는 게 자문형 랩이다.

 미래에셋증권은 14일부터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자문형 랩 수수료를 기존 3%에서 1.9%로 인하한다고 10일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박현주 회장이 7일 “3% 안팎인 자문형 랩 수수료는 지나치게 높은 편”이라고 지적한 지 사흘 만에 수수료를 내렸다.

 현대증권도 14일부터 자문형 랩 수수료를 기존 1.5~3%에서 1~1.5%로 내리기로 했다. 이는 평균 2%대 중반에서 1%대 초반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과 현대증권이 수수료를 내린 것은 삼성증권·대우증권·우리투자증권 등에 빼앗긴 자문형 랩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른 대형 증권사는 수수료 인하에 동참할 뜻이 없음을 밝히고 있다.

 삼성증권은 “수수료가 아니라 어느 판매사가 차별화한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지가 관건”이라며 “수수료 인하 경쟁에 나서지 않는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개인 계좌별로 맞춤형 자산관리를 하는 자문형 랩을 펀드와 동일시하면서 수수료를 비교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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