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표류

중앙일보

입력

부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표류하고 있다.

제2기 위원장으로 뽑힌 김운용(金雲龍)대한체육회회장이 50여 일째 취임을 거부하고 있다. 곽만섭(郭滿燮)사무총장마저 지난 7일 마카오 출장 중 뇌출혈을 일으켜 입원하는 바람에 조직위 업무가 거의 마비 위기를 맞고 있다.

金회장은 지난 9월말 제2기 조직위원장(임기 10월~2002년 9월)으로 재선됐지만 아직까지 조직위원장 취임 수락서를 내지 않고 있다.

金회장은 최근 여러 채널을 통해 "위원장을 맡지 않고 뒤에서 조직위를 돕겠다" 며 취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 17일 남충희(南忠熙)부산 정무부시장이 찾아가 취임을 요청했지만 수락하지 않았다.

金회장측은 위원장 취임을 거부하는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으나 안상영(安相英)부산시장과의 갈등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조직위 한 관계자는 "지난 9월말 제 17차 위원총회에서 조직위 사무총장의 업무 지휘.감독권을 위원장에서 수석부위원장(부산시장)으로 바꾸는 정관 개정이 이뤄지자 金회장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 전했다.

그러나 부산시와 조직위는 현재 金회장 이외에 조직위원장을 맡을 마땅한 인사가 없어 새 위원장 선출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 아시안게임이 국가적인 행사인 만큼 지명도가 높고 영향력이 있는 金 회장이 맡아야 하는 게 공식적인 입장" 이라고만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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