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온몸이 노곤하고 찌뿌듯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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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명절이 끝나고 나면 장거리 운전이나 무리한 집안일로 인한 후유증을 호소하는 이가 많다. “온몸이 찌뿌둥한 게 자꾸 눕고 싶다거나 몸이 노근해 업무에 집중할 수 없다”는 말을 흔히 하는데 이때 주의해야 할 표현이 있다.

 “온몸이 찌뿌둥한 게”는 “온몸이 찌뿌듯한/찌뿌드드한 게”로, “몸이 노근해”는 “몸이 노곤해”로 바루어야 한다.

 감기나 몸살 따위로 몸이 좀 무겁고 거북하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형용사는 ‘찌뿌듯하다’ ‘찌뿌드드하다’이다. ‘찌뿌둥하다’는 아직 표준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간혹 ‘찌뿌득하다’ ‘찌뿌등하다’고 하는 이도 있지만 모두 어법에 어긋나는 말이다. ‘찌뿌드드하다’ 역시 “몸이 찌뿌드하면 생각나는 찜질방”과 같이 잘못 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나른하고 피곤하다는 느낌을 나타낼 때도 ‘노근하다’로 사용하는 일이 많다. ‘노근(勞勤)하다’는 부지런히 일하다는 뜻의 동사로, 기운이 없고 심신이 지쳐 힘든 것과는 전혀 무관하다. 이때는 ‘노곤(勞困)하다’고 표현하는 게 바르다. “음식 장만과 설거지 등으로 노곤해진 몸을 가벼운 산책과 스트레칭으로 풀어 보자”와 같이 써야 한다.

이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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