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어진 김에 쉬어간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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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호 24면

1월 마지막 거래일인 31일 국내 주식시장이 휘청거렸다. 코스피지수는 4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며 2060선으로 주저앉았다. 올해 들어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집트 정정 불안이 원인이 됐다.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원-달러 환율이 움직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달러당 1113.8원에서 1121.5원으로 떨어졌다.

격언으로 보는 증시 Review

원화가치가 하락하자 외국인들이 대규모 매도로 돌아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외국인들은 7000억원에 육박하는 ‘팔자’ 물량을 쏟아냈다. 다행히 다음 날인 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3포인트(0.11%) 오른 2072.03을 기록했다. 장 초반 10포인트 넘게 올랐지만 설 연휴기간에 대외 악재가 불거질지 모른다는 우려로 상승폭은 줄어들었다. 이날도 외국인들은 1500억원 가까이 팔았고, 개인들이 2000억원 넘게 사들이며 시장 방어에 나섰다.

엎어진 김에 쉬어 가라고 했다. 1일을 끝으로 국내 주식시장은 사흘간 문을 닫았다. 지난해 12월부터 두 달간 이어온 상승으로 시장엔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다. 국내 증시가 문을 닫은 동안 미국 뉴욕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이집트 사태의 여파보다는 고용 등 각종 경제지표 개선에 힘입어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집트 사태가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다. 중동 정세 불안을 촉발해 유가를 자극하고, 글로벌 투자심리를 악화시킬 수 있다. 연휴로 시장이 닫아 쉰 김에 잠시 숨 고르면서 시장 흐름을 지켜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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