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1,000p에도 객장 담담…외국인주도 고가주만 강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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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주가지수가 4개월여만에 다시 1,000포인트를 돌파한 16일 증권가 객장은 지난 7월초의 지수 1,000대를 넘었을 때에 비하면 투자자들의 반응이 비교적 담담했으며 열기도 느끼기 어려웠다.

과거의 강세장때와 달리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집중된 통신, 첨단기술 관련 고가대형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졌을 뿐 개인들이 주로 보유한 저가 대형주나 금융주들의 상승세가 미약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이날 주가가 30포인트 이상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내린 종목이 오른 종목보다 200개 이상 많은 ‘불균형 장세’가 뚜렷해지자 주가지수 1,000 재돌파는 일반투자자들의 소외감만 부추길 뿐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증시가 다시 활황세를 보이며 거래량이 급증함에 따라 각 증권,투신사들은 금융시장안정으로 올 상반기의 강세장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며 다소 들뜬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들도 현재의 장세는 어디까지나 외국인들만 득을 보고 대형 통신주 등 몇몇 주도주에만 상승세가 집중되고 있는 상태라 국내 기관과 개인들이 장세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대형증권사의 한 증권분석가는 “지금처럼 모든 장세가 외국인들의 의도대로 돌아가며 거래가 이뤄지는 장세에서는 개인은 물론 국내 기관들도 제대로 이익을 보기 어렵다”며 “주식투자자들 가운데 지수 1,000돌파를 체감할 수 있는 사람은 10명에1명도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 대한투신의 김명달 주식투자부장은 “대부분의 투신사들이 지난 4개월 이상을 매도로 일관해왔으나 이제는 외국인들과 보조를 맞춰 다시 매입할 때가 됐다”며 “현재는 금융시장의 안정세는 물론 기업실적과 시중 유동성이 워낙 좋아 적어도 내년 봄까지는 상승여력이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지수 1,000돌파에도 불구하고 증권,투신사들의 일선객장은 특별한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소수종목으로 상승세가 집중된데다 개인들이 선뜻 매매하기 어려운 고가 대형주 중심의 장세로 진행됨에 따라 일선 지점에서는 거래규모의 특별한 증가나 투자자들의 들뜬 분위기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대우증권 충무로지점 관계자는 “어제와 오늘 평소에 비하면 내방고객이 다소 늘었다”며 “그러나 고객들 모습에 들뜬 분위기나 거래량 증가 등 별다른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한투신 강남지점 관계자도 “여름철에 증시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유입은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며 “증시강세로 투자자들이 이제 겨우 손실을 보전한 상태라 신규자금유입은 커녕 아직 환매요구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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