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농식품부 장관 사의 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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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28일 “구제역 사태를 조속히 종식시키고 모든 상황을 말끔히 수습한 다음 깨끗이 물러나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유 장관은 이날 11시 경기 과천시 정부종합청사 농식품부 기자실에서 기자 회견을 하고 “결코 장관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정치적 책임을 결코 회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더 이상의 정치적 공세나 책임 공방으로 구제역의 조기 종식에 더 이상 부담이 되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임미진 기자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

구제역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장관이 질 것이며,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공직자의 본분을 지키겠습니다.

구제역 사태의 책임론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우선 지난해 11월 28일 경북 안동에서 최초 발생한 이후 지속되고 있는 구제역 사태로 인해 피해를 입은 축산농가와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구제역방역 비상근무 중에 순직하신 공무원과 국군장병의 명복을 빌며, 지금도 전국 각지에서 혹한 속에서 구제역 종식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계신 축산농민과 공무원, 군인, 경찰, 그리고 자원봉사자를 비롯한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최초 구제역 발생이 확인된 날 즉시 헬기를 타고 현장을 찾아 상황을 점검하는 것을 시작으로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등 지난 60여일 동안 오로지 구제역 종식만을 위해 전념해왔습니다.

최근 백신 접종으로 인해 구제역이 다소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아직 사태 종식을 속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정치권과 언론 등에서 구제역과 관련한 책임론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오로지 사태해결에 모든 생각과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이지만, 책임론 등 정치적 논란이 일게 되는 것은 사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되어 저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저는 현재의 구제역 사태를 조속히 종식시키고 모든 상황을 말끔히 수습한 다음 깨끗이 물러나겠습니다.

결코 장관직에 연연하지 않겠습니다.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반드시 있고 시간이 지나면 책임소재도 분명히 드러나겠지만, 정치인은 시시비비를 떠나 결과에 대해 깨끗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평소 생각해왔습니다.

30년 공직생활에 두 번의 민선 단체장을 역임한 재선 국회의원이자 장관으로서 엄중한 사태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결코 회피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립니다.

현재 저에게 주어진 급선무는 구제역 조기 종식과 피해의 원만한 수습입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장관인 제가 질 것입니다.

아울러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공직자의 근본자세를 잃지 않겠다는 말씀도 드립니다.

축산농민은 물론 많은 자원봉사자와 공무원, 경찰, 군인들이 혹한과 싸우며 구제역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정치적 공세나 책임공방으로 구제역의 조기종식에 더 이상 부담이 되지 않게 되기를 충심으로 바랍니다.

구제역으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는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이번 사태를 하루 빨리 잠재우고 국민 여러분의 일상생활이 편안해질 수 있도록 공직자로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1년 1월 28일
농림수산식품부장관 유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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