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틀러답게 “물가 꼭 잡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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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최중경(사진) 지식경제부 장관이 27일 임명장을 받았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투기 문제로 거센 비판을 받았고, 청문보고서 채택도 없는 험난한 길을 거쳐 입성했지만, 최 장관은 첫날부터 의욕이 넘쳤다. 자신의 색깔과 소신도 분명히 드러냈다. 최 장관은 이날 오후 과천 지경부 청사에서 취임식을 한 뒤 기자실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2003~2005년) 외환시장 개입으로 최틀러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지금 다시 그 상황을 맞아도 똑같이 하겠느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그렇다”고 답했다.

 최틀러의 진면목은 물가와 대중소기업 상생 분야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가를 잡기 위해 정부 각 부처가 나서 기업을 지나치게 압박한다는 지적에 대해서 그는 “나라 경제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물가 안정은 꼭 필요하다”며 “각 부처나 기업도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담합 여부를 판단하는 데 가장 중요한 절차가 원가에 대한 분석”이라고도 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정유사들에 원가자료를 요청한 것도 별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중소기업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오전 6시 안산시 반월공단에 있는 인쇄배선 회로용 기판(PCB) 공정약품 및 도금 업체인 화백엔지니어링을 찾았다. 아직 임명장도 받기 전에 중소기업 방문으로 장관직을 시작한 것이다. 방문 소감을 묻는 질문에 “솔직히 전에는 중소기업을 어쩔 수 없이 끌고 가야 할 비효율이라고 생각했는데 전적으로 (내 생각이) 틀렸다”고 말했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넘어서면서 대규모 장치산업보다는 작고 강한 세계1등 중소기업이 많아져야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이다.

 청문회 때 “긍정 검토”한다던 전기료 인상에 대해선 “전기요금이 원가보다 낮지만 당장 무슨 조치를 취하면 물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어렵다, 길게 보는 로드맵을 만들겠다”고 선을 그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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