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7번 언급 … “한국선 교사가 국가 건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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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2011년 국정연설에 그의 단골 메뉴인 ‘한국의 모범 사례’가 또 등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의 교육과 인터넷 인프라를 예로 들며 미국의 분발을 촉구했다. 그는 “ 한국에선 교사가 국가 건설자(nation builder)로 불린다”며 “미국도 교육자들을 이 같은 수준으로 존경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 “한국 가정은 우리보다 나은 인터넷 접근성을 갖고 있다”며 인터넷 인프라 구축의 모범사례로 한국을 들었다.

 오바마는 연설에서 ‘코리아’를 7차례 언급했다. 모범사례에서 2차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언급하며 2차례, 북핵문제에서 각각 ‘한반도’ ‘한국’ ‘북한’을 언급했다.

 1시간2분에 걸쳐 국정연설을 하는 동안 모두 70여 차례의 기립박수가 나왔다. 오바마는 미국이 현재 전반적으로 뒤처지고 있다며 ‘이기는 미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오바마가 연설하는 동안 상당수 민주·공화 양당 의원들은 상대당 의원들과 나란히 섞여 앉았다. 전통적으로 하원 본회의장에서 미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할 때 의원들은 당별로 나뉘어 앉는다. 하지만 애리조나 총격사건을 계기로 의회 내 극단적인 정치대립 분위기를 반성하자며 자리를 섞어 앉자는 운동이 의원들 사이에서 확산돼 열매를 맺은 것이다.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민주당의 존 케리, 톰 유달 상원의원과 나란히 앉았다.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공화당의 라스코 바틀릿 의원과 자리를 함께 했다. 폭스뉴스 등 미 언론들은 “양당 의원들이 마음에 맞는 상대당 의원과 앉기 위해 ‘짝짓기’를 했다”며 “국정연설장이 데이트의 밤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연설 말미에 오바마가 ‘아메리칸 드림’을 언급하면서 “아버지가 일하는 신시내티의 바에서 바닥을 닦던 사람이 위대한 나라의 하원의장이 됐다”고 하자 주인공인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하원 본회의장엔 애리조나 총격사건으로 중상을 입은 개브리얼 기퍼즈 의원을 위해 의석 하나를 비워뒀다. 의원들은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검은색 줄이 들어간 흰 리본을 달았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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