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빅딜 손실부담문제로 진통

중앙일보

입력

일본 기업과 금융기관의 투.융자 계획이 드러나면서 급류를 타온 현대-삼성간 대산석유화학단지 통합 협상이 채권단의 대주주 손실부담 문제에 걸려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석유화학과 삼성종합화학의 채권단은 이날까지 양사 대주주의 손실부담 방안을 제시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현대와 삼성측은 이미 충분한 손실을 부담하고 있다면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현대와 삼성측은 당초 1조8천억원으로 평가된 자산의 가치를 1조원까지 낮춘 점과 ▶97년 대비 인력 20% 감축 ▶1조2천억원 규모의 자산 매각 ▶경영권 포기 및 계열분리 등을 통해 대주주들이 손실을 분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와 삼성은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중재로 자산매각시 매각금액이 장부가격에 못미칠 경우 그 차액을 대주주들이 부담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 채권단의 요구처럼 감자후 추가출자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양사의 견해다.

그러나 채권단측은 양사가 공급과잉의 원인을 제공한 업체로서 손실을 실질적으로 부담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양사는 추가출자가 어렵다면 자산매각시 장부가격과 매각금액의 차이를 대주주들이 채워넣겠다는 입장이라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채권단과 대산단지통합추진본부는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청와대에서 경제수석실, 금융감독위 관계자들과 함께 대책을 논의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은 기본적으로 일본의 자금을 들여와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올해 안에 이번 빅딜을 완결짓는데는 동의한다"면서 "앞으로 수일안에 좋은 타협안이 도출될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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