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청문보고서) 채택을 부탁하기 위해 민주당 소속의 김영환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에게 21일 직접 전화를 걸어 설득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24일 “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최 후보자가 장관이 돼 터키 원자력발전소 건설 수주 등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청문 보고서 채택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부탁을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대통령과의 통화 여부를 밝히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며 이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에 대해 함구했다.
이 대통령의 ‘전화 설득’은 야당과의 소통을 시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장관 후보자의 경우 청문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일정한 시일이 지나면 대통령이 장관으로 임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이 상임위원장에게 직접 부탁하기는 드문 경우” 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부탁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24일 최 후보자에 대한 청문 보고서 채택에 실패했다. 보고서 채택시한인 이날까지도 민주당이 최 후보자 자진 사퇴를 요구해 지식경제위가 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26일까지 국회가 청문보고서를 보내지 않으면 27일께 최 후보자를 임명할 방침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허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