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최중경 청문 보고서 채택해 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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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이명박 대통령이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청문보고서) 채택을 부탁하기 위해 민주당 소속의 김영환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에게 21일 직접 전화를 걸어 설득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24일 “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최 후보자가 장관이 돼 터키 원자력발전소 건설 수주 등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청문 보고서 채택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부탁을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대통령과의 통화 여부를 밝히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며 이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에 대해 함구했다.

 이 대통령의 ‘전화 설득’은 야당과의 소통을 시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장관 후보자의 경우 청문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일정한 시일이 지나면 대통령이 장관으로 임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이 상임위원장에게 직접 부탁하기는 드문 경우” 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부탁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24일 최 후보자에 대한 청문 보고서 채택에 실패했다. 보고서 채택시한인 이날까지도 민주당이 최 후보자 자진 사퇴를 요구해 지식경제위가 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26일까지 국회가 청문보고서를 보내지 않으면 27일께 최 후보자를 임명할 방침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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