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외평채 5조원 범위내에서 발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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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최근 환율 불안정 현상이 나타나자 외환수급 조절을 위해 올해안으로 5조원 범위내에서 원화표시 외평채(외국환평형기금채권)를 발행키로 했다.

정부는 지난 8월중순에 이같은 액수내에서 외평채를 추가 발행키로 하고 국회동의까지 거쳤으나 대우사태 등으로 인해 원화 절상압력이 상쇄되면서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자 발행계획을 사실상 철회했었다.

재정경제부는 올해 220억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되는데다 대우사태에 따른 불확실성도 어느 정도 제거되면서 외국인 주식투자자금과 직접투자자금도 증가,달러의 공급우위가 더욱 거세짐에 따라 외환수급조절대책을 강구중이라고 9일 밝혔다.

재경부 관계자는 "사실상 취소했던 외평채 발행을 다시 추진하되 채권시장에 부담을 주지는 않도록 할 방침"이라면서 "구체적인 시기와 발행규모는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재경부는 또 달러수요를 확대하고 공급을 줄이기 위해 ▶금융기관들의 경우 대우부실에 따른 외화채권 손실분을 메우기 위해 달러를 매입해야 하는데, 그 시기를 가능한한 앞당기도록 유도하는 한편 ▶이달 중순으로 예정돼 있는 한국담배인삼공사의 해외 주식예탁증서(DR) 매각에 따른 대금을 일정기간 해외에 예치토록 하는 등 해외소화를 권고하고 ▶공기업들에게 불요불급한 해외차입을 자제하고 국내에서 자금을 조달토록 권고하며 ▶기업들의 경우 외채를 조기에 상환토록 권장하는 등의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대우사태 불확실성 제거에 따라 대외신인도 향상이 예상되고 기업들은 연말까지 부채비율 200% 충족을 위해 자산의 해외매각 등에 나서고 있는것도 환율하락의 요인"이라면서 "더욱이 투기세력까지 가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율이 급격히 하락할 경우 수출업체 등이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면서 "현재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 등 외환수급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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