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이… LA한인타운을 습격하다

미주중앙

입력

LA한인타운에서 빈대(Bed Bud)와 이(Louse)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빈대는 지난해 말부터 뉴욕를 비롯한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퍼지다 최근 남가주에서도 상륙,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뉴욕의 경우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링컨 센터 등 관광지역을 중심으로 창궐하며 관광산업에까지 영향을 끼친 바 있다.

남가주에서도 고급 호텔, 학교 대학 기숙사는 물론 의료시설에서도 발견되고 있으며 급기야 LA한인타운 학교 및 아파트 단지까지 번지고 있다.

지난 주 타운내 한 초등학교에서는 빈대에 물리거나 머리에 이가 있는 10여 명의 아이들을 격리조치한 후 집으로 귀가시켰다. 해당 학교 학부모는 “이나 서캐(이의 알)가 있는 아이들이 집으로 보내졌으며, 우리 아이도 포함돼 창피하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처럼 해충으로 인한 피해가 사람과 건물에 확산되고 있지만, 한인타운내 아파트들은 방역(터마이트) 작업을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다. 업주들은 방역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을 하고 있지만, 자금난을 이유로 든다.

8가와 웨스턴 인근의 한 아파트 업주는 "지난주 아파트 내 3가구로부터 빈대가 발견됐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자금난으로 방역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연말에 지출할 돈도 많았고, 재산세에 세금시즌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돈이 부족해 방역 작업을 선뜻 못하고 있다"고 했다.

해충방역 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빈대는 바퀴벌레나 개미와는 달리 일반적인 방역작업으로는 쉽사리 제거하기가 어렵다. 방역 작업시 집안의 물건들을 모두 밖으로 옮겨야 할 정도의 대규모 작업이기 때문이다.

팍스 터마이트의 폴 박 대표는 "빈대는 일반 병충해와는 달리 최소 3~4번의 방역작업을 거쳐야 완전하게 제거되기 때문에 방역비용이 매우 비싸다"라며 "건물의 구조와 상태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작업 보다) 최대 5배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빈대가 퍼지면서 피부병 환자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백강인 피부 전문의는 "연말연시에 남가주를 벗어나 뉴욕이나 라스베이거스등 타지역에 여행을 다녀온 환자들이 특히 빈대로 인한 피부질환에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 내원환자 중 30%는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LA카운티 공공보건국(DPH)에 따르면 빈대 발견 신고는 최근 2~3개월 사이 월 100건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PH 로버트 퍼킨스 공보관은 "빈대 관련 신고가 갈수록 늘고 있다"며 "습기가 많고 따뜻한 날씨가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말했다.

LA중앙일보= 황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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