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북한 통제 못하면 미군 재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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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오바마, 후진타오(왼쪽부터)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 백악관 비공식 만찬에서 후진타오(胡錦濤·호금도) 중국 국가주석에게 북한에 압력을 넣을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 위협에 대비해 미군을 재배치할 수 있다고 후 주석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일보 1월 21일자 3면>

 NYT는 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날 만찬에서 북한 문제가 주로 논의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후 주석에게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미군 재배치를 비롯해 동북아에서의 군사훈련 강화, 방어적 자세의 변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응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신문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북한에 대해 크게 세 가지 우려를 표명했다. 최근 북한이 공개한 우라늄 농축시설을 비롯해 핵무기, 장거리 미사일 개발 문제 등이었다.

 NYT는 미·중 정상회담 직후 남북한 간 고위급 군사회담이 열리게 된 것도 오바마 대통령의 중국 압박 전략이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한국이 그동안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 등에 대한 북한의 사과 없이는 대화를 재개하지 않겠다고 밝혀왔지만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의식해 대화 재개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로버트 기브스(Robert Gibbs) 백악관 대변인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남북한의 회담 합의는 앞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조치이자 긍정적인 조치”라며 “이는 중국이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에 대해 처음으로 인정했던 19일 미·중 정상회담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브스 대변인은 이어 “미·중 정상회담 이후 한국은 북한의 대화 제안을 수락했다”며 “미국과 중국이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는 데 보조를 맞추기로 함에 따라 한국이 대화를 수락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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