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바게이트’ 유상봉, 작년 5억대 반환소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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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건설현장 식당(속칭 ‘함바집’) 운영권을 따기 위해 금품 로비를 벌인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유상봉(65·구속기소)씨가 지난해 11월 문원경 전 행정자치부 차관을 상대로 “5억5000만원을 돌려 달라”며 보관금 반환 소송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유씨는 소장에서 “문 전 차관이 부산시 부산진구 부전동 건설 현장에 개설될 식당 운영권을 준다고 약속해 준비 대금 2억원을 줬다”며 “운영권 확보에 아무런 진전이 없으니 돈을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유씨는 이어 “문 전 차관이 2007년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부동산을 매수하면 차익을 남길 수 있다고 해 공동매수를 전제로 3억5000만원을 줬지만 사업이 진전되지 않았다”며 반환을 요구했다.

 이 사건을 맡고 있는 민사합의33부가 다음 달 10일을 선고기일로 정했으나 문 전 차관은 아직까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는 문 전 차관과 연락을 시도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유씨는 또 전직 경찰 간부인 정모씨를 상대로 “정씨 부인 명의로 돼있는 서울 종로구 구기동 건물 수리비로 빌려준 1억7850만원을 돌려 달라”며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냈다가 지난 11일 취하했다.

 한편 건설현장 식당 운영권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 동부지검은 21일 이동선(58) 전 경찰청 경무국장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국장은 경찰에 재직 중이던 2008년 식당 운영에 관한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유씨에게서 4000여만원 등을 받은 혐의다. 검찰은 이 전 국장이 유씨를 통해 강희락(59) 전 경찰청장에게 인사청탁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홍혜진·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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