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챔프전 승부처는 이영구 vs 안국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2면

한게임 이영구, 신안천일염 안국현(왼쪽부터)

신안 출신의 바둑 천재 이세돌을 앞세운 신안천일염의 기세가 뜨겁다. 신안 팀은 준플레이오프에서 하이트진로를 3대1로 꺾은 데 이어 충북&건국우유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먼저 2패를 당한 뒤 3연승을 거두는 뒷심을 보여줬다. 3국에서 필승 카드 이세돌이 충북의 주장 허영호를 격파하면서 대반전의 기틀을 만들어냈던 것. 신안의 이상훈 감독은 “이제 남은 것은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한게임뿐이다. 우리는 한게임을 여러 번 이겼다”며 자신감을 불태우고 있다. 한게임의 차민수 감독은 “전력에선 우리가 최강이다. 정규시즌에서 불운 끝에 신안에 2연패를 당한 빚을 이자까지 쳐서 갚아주겠다”고 말했다. 오더를 보면 한게임은 강동윤이 맡은 4국에서 유리하고 신안천일염은 이세돌을 배치한 5국에서 유리하다. 따라서 3국까지 어느 팀이 두 판을 이기느냐의 승부다. 23일 용산 국립미술관에서 열릴 챔피언 결정전(우승상금 2억5000만원)에 대한 양 팀 감독의 설전을 테마별로 정리했다.

 ◆오더를 짤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은=(차민수 감독)"이세돌 선수가 언제 나오느냐였다. 강동윤하고 맞붙일 것이냐, 피할 것이냐를 놓고 고심하다 피하는 쪽을 선택했다.” (이상훈 감독)"이세돌 선수가 한게임의 1, 2장과 맞붙기를 바랐다. 그 점에선 빗나갔지만 정규시즌 11승을 올린 진시영과 맞붙어 100%는 아니지만 만족스럽다.”

 ◆이세돌이 5번으로 나온 것에 대해=(차민수 감독)"2, 3번을 예상했는데 의외다. 이호범이 5번일 거라고 생각했다.” (이상훈 감독)="허를 찌르려고 5번에 배치한 건 아니다. 최종전이고 주장이기 때문에 마지막을 책임져 달라는 의미였다.”

 ◆승부처는 어디일까=(차민수 감독)"오더를 짤 때는 5국이 승부처라 생각하고 올해 최고의 모습을 보인 진시영을 배치했다. 진시영의 멋진 마무리를 기대했다. 그러나 이세돌을 만났기 때문에 우리는 그 전에 승부를 끝내야 한다. 승부처는 아마도 1국이 아닐까. 1, 2국이 굉장히 중요하고 3, 4국은 한게임이 우세하다고 생각한다.” (이상훈 감독)"1국의 승패에 따라 승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2, 3국은 팽팽해서 그야말로 백중지세다.”

 ◆합의된 승부처, 1국에 대해=(차민수 감독)"안국현 1번을 예상했다. 올해 처음 등장한 신인이지만 신안 팀에선 이세돌 다음으로 키를 쥐고 있는 선수다. 그 안국현에 대비한 것이 이영구 카드다.” (이상훈 감독)="1국의 비중이 크다. 플레이오프 최종전에서 조훈현 선수를 꺾은 안국현은 이미 실력이 검증된 자신감 넘치는 신예다. 어려운 상대(이영구)를 만났지만 충분히 해볼 만하다.”

박치문 전문기자

▶ [바둑] 기사 더 보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