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대마불사 대신 공조불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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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물가 걱정이 더 커졌다. 김 총재는 19일 한국금융연구원 초청 강연에서 “중앙은행 입장에서 (성장보다) 더 큰 관심은 인플레이션 압력”이라며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원유·곡물 값 등 공급 측면의 문제뿐 아니라 명목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넘어서면서 생긴 수요 측면의 인플레이션 압력도 상당하다”고 했다.

그는 “물가 안정의 기반 위에 적정 성장률을 유지함으로써 서민과 중산층의 생활 안정을 도모하는 데 정책적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회사 간, 국가 간의 협력을 강조하면서는 ‘too interconnected to fail’이란 표현을 썼다. 대마불사(too big to fail)에 빗댄 이 표현은 ‘공조불사’쯤으로 해석된다.

 김 총재의 이런 발언은 기준금리를 올렸던 13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문보다 물가 안정 쪽으로 한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당시 결정문은 ‘우리 경제가 견조한 성장을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 안정이 확고히 유지될 수 있도록 운용하겠다’고 돼 있었다. 시장은 김 총재의 말을 한은이 금리 인상 쪽으로 확실히 방향을 튼 신호로 받아들였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3일 상승폭(0.1%)보다 큰 0.12%가량 올랐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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