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 급격히 온다

중앙일보

입력

지구촌의 기후가 뜨거워졌다가 차가워지는 자동 온도조절기처럼 급격히 변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의 제프리 서버링하우스 연구원은 29일 발매되는 사이언스 저널에 실린 연구 보고서에서 지구의 마지막 빙하기는 평균 대기 온도가 급상승하면서 1만5천년 전에 갑자기 끝났다면서 세계기후의 급변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그린랜드 빙하지대의 대기 가스를 새로운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면서 기온이 16도나 급상승했으며 당시의 이같은 변화는 불과 수십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통상 기온은 1천년 단위로 변화한다는 학설과는 달리 기온변화가 이보다빨리 진행된다는 게 우리의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그린랜드 대기 온도의 급상승은 북반구를 덮고 있는 거대한 빙하를 축소시킨 대서양 난류가 크게 확장하면서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빙하가 소멸되는데는 수백년이 걸리지만 일단 녹기 시작하면 과학자의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녹는다는 것이다.

서버링하우스 연구원은 이같은 사실은 지구 기후가 오랜 기간 안정된 상태에 있다가 주변 여건이 마련되면 급변하기 쉽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다수 전문가가 온실 가스 증가로 인한 지구 온난화가 서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이번 연구 결과는 기후 변화가 급격히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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