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머리, 머리카락 빠져서가 아니라 너무 작게 나기 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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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모든 사람은 머리카락이 빠진다. 그런데도 누구는 머리숱이 많고 누구는 대머리가 된다. 두 부류의 차이는 새로 나는 머리카락에 있다. 새로 생기는 머리카락이 정상적인 경우 계속 풍부한 머리숱을 유지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부실한 머리카락이 나는 경우 대머리가 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이 남성형 대머리의 ‘근본 원인(root cause)’으로 추정되는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고 영국의 BBC방송이 5일 보도했다. 대머리는 단지 머리카락이 빠지기 때문에 되는 게 아니라 새로 나는 머리카락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육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작은 머리카락이 나기 때문에 두피가 드러나 보인다는 것이다.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임상연구저널(the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최신호(1월 4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대머리의 근본 원인으로 새 머리카락을 만드는 줄기세포에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새 머리카락 생산을 담당하는 줄기세포의 기능을 회복시킴으로써 남성형 대머리를 ‘치료’하는 게 가능하리라고 전망했다. 연구팀은 모발을 이식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머리카락이 있는 부분과 ‘머리카락이 없는’ 부분의 두피 속 모낭을 비교했다. 조사 결과 머리카락이 없는 부분에도 정상적인 머리카락이 있는 두피 속과 동일한 숫자의 머리카락 줄기세포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줄기세포에서 좀 더 성숙한 모발생산 전구세포(progenitor cell)의 숫자가 정상 부위에 비해 적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래서 머리카락이 없는 부분의 모낭은 ‘오그라든 상태’라고 비유했다.

 연구를 주도한 조지 코차렐리스 박사는 “대머리는 머리카락을 만드는 줄기세포의 활성화 정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대머리 두피에도 정상적인 숫자의 줄기세포가 있다는 사실은 이 세포들을 다시 활성화함으로써 대머리를 치료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해 준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남성형 대머리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관련 있으며 유전적 요인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남자의 절반가량이 50세가 되기까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머리가 된다고 영국의 BBC방송은 보도했다.

박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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