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승올린 정민철

중앙일보

입력

한화 에이스 정민철(27)이 포스트시즌 불운과 부진을 떨쳐내고 한국프로야구 최고 투수로 발돋움했다.

2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로 나서 7과⅔이닝동안 5안타 1실점으로 호투, 1차전에 이어 한국시리즈 2승째를 따내며 전날 패배로 자칫 식을 우려가 있던 팀 분위기를 살려냈다.

정민철은 2,3,4,5,6,7회 등 주자를 내보는 등 다소 흔들렸으나 후속타자 잡아내 실점을 막는 노련함을 보였다.

시속 145㎞에 이르는 빠른 공과 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질을 구사한 정민철의 이날 투구는 모처럼 에이스다운 모습이었다.

지난 94년 대전고를 졸업하고 입단한 이래 선동열 이후 가장 자질이 뛰어난 투수로 꼽혀왔고 해마다 10승 이상을 해내고도 1인자 자리에는 오르지 못했던 정민철은 올시즌도 18승으로 20승을 올린 정민태(현대)에게 다승왕을 내주는 아픔을 겪었다.

또 정민철은 플레이오프에서도 2차례 선발로 나섰지만 1차전에서는 구원에 나선구대성이 동점을 허용해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고 4차전에서는 손톱이 깨져 일찍 마운드에서 물러나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는 불운이 계속됐다.

무려 포스트시즌 8경기에 나서고도 단 한번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정민철은 그러나 1차전에서 승리를 낚자 그동안 앞길을 막던 액운을 떨쳐낸듯 이날도 절정의기량을 과시하며 1점차 승리를 이끌어낸 것.

일본 프로야구에서 스카웃제의를 받은데다 구단으로부터도 한국시리즈에 우승한다면 해외진출을 허용하겠다는 언질을 받은 정민철은 이번 한국시리즈를 계기로 확실한 '한국 프로야구 최고투수'로 우뚝 선다는 각오다.

정민철은 "포스트시즌 때마다 제몫을 못해 동료들과 구단에 미안했으나 1,4차전승리로 보답했다"면서 "반드시 우승해 나 자신과 동료들의 한을 풀겠다"고 말했다. [[대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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