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나 타피오카를 대체할 바이오에탄올 원료를 국내 기술진이 개발했다. 농촌진흥청은 29일 바이오에너지 생산을 위한 ‘거대억새 1호’와 이를 대량 증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고 밝혔다.
이름에 걸맞게 거대억새는 키 4m에 줄기 두께 1㎝로 사람 키보다 약간 큰 보통 억새에 비해 두 배 크기다. 에탄올로 전환될 수 있는 셀룰로오스 함유량도 다른 작물보다 많다. 이 때문에 단위면적(1㏊)당 얻을 수 있는 에탄올 양이 1만4610L에 달한다. 바이오에탄올 원료로 가장 많이 쓰이는 옥수수(5699L)의 1.5배, 가장 효율적인 원료로 알려진 스위치그래스(9504L)보다 53.7% 많은 에탄올을 얻을 수 있다.
거대억새는 또 농경지가 아닌 하천변이나 간척지, 쓰레기매립장 등 버려진 땅에서도 잘 자란다. 식량난을 부채질할 우려도 없는 것이다. 한번 심으면 첫 해만 약간의 비료를 줄 뿐 20~30년간 새로 씨를 뿌리거나 비료·농약을 줄 필요도 없이 계속 수확할 수 있다. 또 억새는 한국 토종이어서 외래종 유입에 따른 생태계 교란 문제도 없다. 농진청 바이오에너지작물센터 서세정 소장은 “수확량과 에탄올 전환 효율 등이 월등히 높아 차세대 바이오에너지 작물로 가장 주목받는 작물”이라고 설명했다.
최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