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원준, 모래판의 다크호스

중앙일보

입력

'황태자' 이태현(현대)과 '골리앗' 김영현(LG)이 휘어잡던 모래판에 다크호스가 출현했다.

오는 28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산청장사씨름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강원 태백건설의 백두급 간판 염원준(23). 지난 95년 한보 창단멤버로 프로씨름에 뛰어들어 5년째가 되도록 꽃가마에 올라보지 못한 염은 이만기(인제대 교수)를 키워낸 황경수(53) 감독을 만난 뒤부터 기량. 체력이 급성장, 모래판의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염은 1m92㎝.1백52㎏의 거구에서 뿜어내는 순발력과 씨름 감각이 탁월해 황감독이 '감독직을 맡기 전부터 미리 눈도장을 찍어놓은 '물건' 이다.

잡기술을 사용하다 제풀에 지쳐 쓰러지던 염은 황감독의 지도를 받은 이후 확연히 달라졌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힘과 체구를 이용한 공격적 밀어치기를 익혀 지난달 포항대회에서는 황규연(삼익).이태현(현대)을 꺾고 결승까지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비록 김경수(LG)에게 발목부상까지 당해가며 패했지만 자신감 하나는 확실히 챙겼다.

염은 포항대회 이후 한달간 마산에서 경남대 선수들과 합숙하며 '산청 반란의 날' 을 기다리고 있다. 발목부상은 깨끗이 나았고 매일 15㎞의 산악훈련으로 하체가 지난해보다 훨씬 건실해졌다.
염은 "올해가 가기전 꼭 한번 정상에 올라보겠다" 며 마산씨름도장 모래판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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