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원 쓸어담는 일본 상사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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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일본 기업들이 엔고(高)를 무기로 해외자원 사냥을 확대하고 있다. ‘실탄’이 두둑할 때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놓자는 것이다.

 28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올해 일본 기업들은 해외자원 부문에서 8600억 엔(약 12조원) 규모의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다. 지난해의 두 배 이상이자 사상 최대 규모다. 거래 건수도 35건으로 이전 최다기록(2007년 31건)을 넘어섰다.

 M&A 러시를 주도한 것은 대형 종합상사들이다. 미쓰이물산은 올해 4000억 엔을 들여 미국 천연가스 개발사업에 뛰어들었고, 스미토모상사는 1726억 엔을 투입해 브라질 업체로부터 철광석 광산 지분을 사들였다.

또 마루베니는 영국 BP로부터 멕시코만 해저유전 일부를 520억 엔에 매입했다. 일본 정부도 엔고가 장기화되자 기업의 해외투자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원 분야를 포함한 전체 해외 기업 M&A는 올해 367건을 기록, 지난해보다 24% 늘었다.

 일본 기업들이 해외기업 인수 경쟁에 뛰어든 상황에서 중국 기업들은 거꾸로 일본 기업 사냥에 나섰다. 올해 중국 기업이 일본 기업을 M&A한 건수는 37건으로 지난해보다 11건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기업들의 일본 기업 M&A는 단 1건 늘어난 35건을 기록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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