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초등생 ‘꿀벌연구’ 왕립학회지 실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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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8~10세 초등학생들이 과제로 낸 보고서가 영국 왕립학회 학술지에 실렸다. AFP통신에 따르면 왕립학회는 22일(현지시간) “잉글랜드 데번 카운티의 블래코턴 초등학교 학생 25명이 꿀벌의 시력에 관해 연구한 보고서가 왕립학회 발간 생물학회지 ‘바이올로지 레터스’에 실렸다”고 발표했다. 영국에서 초등학생의 과학 보고서가 왕립협회 학술지에 실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학생들은 동네 교회 뜰에 설탕물과 소금물을 담은 그릇을 놓고 색연필로 각각 다른 무늬를 붙여놓았다. 이후 꿀벌의 일종인 뒤영벌의 움직임을 기록해 벌이 어떻게 소금물을 피해 설탕물로 모이는지 연구했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뒤영벌은 복잡한 배경에서도 특정색과 무늬를 기억해 사물의 위치를 구분한다”며 “뒤영벌이 색깔과 공간관계의 조합을 이용해 어떤 색깔의 꽃을 찾을지 결정하는 것을 발견했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학생들이 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하기 위해 데이브 스트러드윅 교장이 낸 과제로 신경과학자 뷰 로토 박사의 도움을 받아 작성됐다. 스트러드윅 교장은 “학생들이 직접 실험을 고안해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라며 “학술지에 실리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왕립학회 역시 성명에서 “곤충의 색깔과 무늬 인지 분야는 연구가 미흡한 편인데 학생들의 발견은 이 분야에서의 진정한 발전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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