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전 폴란드 대통령 '유해 진위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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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카틴 숲 학살 사건' 추모행사 참석차 러시아로 향하던 전용기 추락사고로 사망한 레흐 카친스키 전 폴란드 대통령의 유해 진위논란이 일고있다.

20일(현지시각) 레흐 카친스키 전 대통령의 쌍둥이 형인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전 총리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현재 크라코프 묘지에 묻힌 유해가 동생의 것이 맞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당시 이 사고로 카치스키 전 대통령과 영부인 마리아, 폴란드 고위 관리 등 탑승했던 95명의 승객 전원이 숨졌다. 형 야로스와프 전 총리는 사고 직후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시신을 넘겨받아 8일 후인 18일에 장례식을 치뤘다.

하지만 야로스와프는 이 날 기자회견에서 "내가 전달받은 유해가 동생의 것인지 완전히 믿지 못하겠다"며 "동생은 분명히 장군이 아닌데도 내가 받은 유해에는 어깨끈이 없는 장군복이 덮혀 있었다"고 말했다. 뒤이어 "사고 직후 추락현장에서 시신을 처음 봤을 때는 동생임을 바로 알아봤지만 나중에 바르샤바에 돌아와 다시 봤을 때는 전혀 알아볼 수 없었다. 동생을 닮지도 않은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고 현장을 조사했던 폴란드 검찰은 앞서 카친스키 전 대통령의 유해에 군복이 입혀져 있었다는 주장을 부인하면서 "의심할 여지 없이 그의 시신이 맞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카친스키 전 대통령을 포함한 일부 희생자 유가족들은 러시아 측으로부터 시신을 정확하게 전달받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표하며 매장한 유해를 재검시해 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앙일보 디지털뉴스룸=유혜은 기자 yhe111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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