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공장의 힘! 울산, 최고 부자도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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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우리나라 최고 부자도시는?

 답은 기업도시 울산이다. 하나의 나라라고 가정한다면 울산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유럽 선진국과 맞먹는 수준이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통계지만 한 나라든 한 지역이든 기업이 경제에 얼마나 큰 버팀목인지 보여준다.

 통계청은 21일 지난해 울산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4622만9000원으로 전국 16개 광역 시·도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국 평균의 2.1배 수준이다. 미 달러로 환산하면 울산의 1인당 GRDP는 3만6218달러에 이른다. 유럽 선진국인 영국(3만5205달러), 이탈리아(3만5059달러), 스페인(3만1793달러)보다 높다.

 울산은 공장 도시다. 제조업이 생산의 67.6%를 차지한다. 서울·부산 등 다른 대도시에서 서비스업 비중이 월등히 높은 것과 뚜렷이 대비된다. 서비스업 비중은 서울이 90.3%, 부산 72.9%, 대구 72.7%, 인천 58.3%, 광주 68.6%, 대전 75.9%에 이른다. 울산은 25.4%에 불과하다. 자본이 집적된 대규모 공장이 울산 경제를 떠받치는 중추다.

 ◆충청남도 맹추격=울산의 뒤는 충남이 잇고 있다. 1인당 GRDP는 3370만2000원으로 울산보다 1252만7000원(27%)이나 적다. 하지만 추격 속도가 놀랍다. 2005년의 2475만8000원과 비교하면 무려 36.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울산은 18.6% 느는 데 그쳤다. 이런 속도라면 대략 2020년께 울산은 충남에 추월당한다.

 물론 GRDP만으로 부자도시 판정을 내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GRDP는 전국 단위로 집계되는 GDP와 대응되는 개념이다. 시·도별로 얼마만큼의 부가가치가 발생했는지 생산 측면만 집계한 수치다. 다시 말해 해당 지역에서 생산이 얼마나 이뤄졌는지를 나타낼 뿐, 실제 주민의 소득(1인당 분배소득) 수준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1인당 민간 소비지출의 경우 울산은 1213만9000원으로 서울(1516만원)보다 낮다. 1인당 개인소득도 1546만6000원으로 서울(1579만6000원)보다 적다. 하지만 두 지표 역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2위이므로 부자도시 울산을 부정할 결정적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수도권 집중 심해져=지난해 16개 시·도 전체의 GRDP는 1066조원으로 2008년보다 3.7%(38조원)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257조원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212조원), 경남(75조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제주는 9조원에 그쳤고 광주(22조원), 대전(24조원) 등의 순으로 적었다. 지난해 GRDP 가운데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48.7%로 2008년보다 0.6%포인트 높아졌다.

허귀식 기자

◆GRDP=지역내총생산(Gross Regional Domestic Product). 우리나라에선 전국 16개 시·도에서 1년 동안 생산된 최종 생산물의 합계로, 시·도별 GDP 지표의 일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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