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반도 천균일발” 남북에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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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한반도 정세는 천균일발(千鈞一髮) 상황이다.”

 한국의 실탄훈련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재차 고조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강한 우려의 뜻을 담은 경고성 메시지를 남북에 동시에 보냈다. 19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 장즈쥔(張志軍) 상무 부부장(차관)은 18일 외교부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최근의 한반도 정세를 천균일발이라고 표현했다. 균(鈞)이란 중국의 30근에 해당하는 도량형 단위다. 따라서 천균일발은 머리털 한 가닥에 30근(중국 1근은 500g)짜리 물건 1000개가 매달려 있는 상황을 묘사한 말이다. 즉 누란지세(累卵之勢)처럼 상황이 극도로 위태롭다는 의미다.

 장 부부장은 “고도로 복잡하고 민감한 한반도 정세에 중국은 깊은 관심과 우려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한반도에 유혈충돌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재앙을 입는 것은 남북한 주민이며 남북한 동포의 손발이 못 쓰게 되는 민족 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 부부장은 또 “중국 외교부는 남북한의 주중 대사를 급히 불러 중국의 입장과 주장도 설명했다”고 공개했다. 류우익 한국 대사와 지재룡 북한 대사가 17일 중국 외교부 관계자를 면담했다는 것이다. 그는 “남북한 7000만 동포의 안위가 중요하기 때문에 한반도 긴장을 계속 고조하고 무력 충돌을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고 강조했다.

 한편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수행, 파키스탄을 방문 중인 양제츠(楊潔篪) 중국 외교부장은 18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전화 회담을 하고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양 부장은 “한반도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며 “남북한이 냉정과 자제를 보여주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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