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조용한 차, 보행자에게 위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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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조용한 전기·하이브리드 차는 앞으로 미국에서 운행이 힘들게 됐다. 미 하원은 16일(현지시간) 보행자 보호를 위해 자동차가 일정 수준의 소음을 내도록 하는 법안을 379대 30의 표차로 통과시켰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 법안은 지난주 이미 상원을 통과했기 때문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만 하면 즉시 발효된다. 그간 도요타 프리우스와 같은 하이브리드 차들은 전기모터를 사용해 저속 주행 시 거의 소음을 내지 않아 시각장애인 등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지난해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저속 주행 시 하이브리드 차가 보행자 충돌사고를 일으킬 확률이 일반 차의 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속 32㎞ 이상 주행 땐 타이어와 도로의 마찰로 소음이 발생하지만, 그 이하 속도로 움직일 땐 거의 소리가 들리지 않아 보행자가 차가 다가오는 것을 알아채기 힘들다는 것이다. 법안 통과를 주도한 공화당 클리프 스턴스 의원은 “새 법이 시각장애인과 조깅하는 사람, 어린이 등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도 새 법안을 지지하고 있다. 업계는 하이브리드·전기 차가 인위적인 소음을 내도록 하는 연구를 이미 시작했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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