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물가상승률 5% 돌파 … 28개월 만에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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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중국의 물가상승세가 시간이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다. 11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1% 치솟았다. 28개월 만에 최고치다.

 당국은 인플레 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물가상승 통계를 이례적으로 토요일에 발표하고, 발표 하루 전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추가로 인상했다. 하지만 시중 유동성은 계속 증가하고 있어 물가당국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이 때문에 10∼12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경제정책회의에서 지속적인 성장과 함께 물가안정 대책이 비중 있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10월에도 4.4% 상승했다. 이로써 올 들어 1∼11월 평균 물가 상승률은 3.2%를 기록해 중국 당국이 설정한 물가억제 목표치(3%)를 웃돌았다. 특히 식료품 가격이 11.7% 급등하면서 물가 상승세를 부추겼다고 통계국은 분석했다. 70개 중대형 도시의 11월 집값 상승률은 7.7%로 조사돼 집값도 물가 상승에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앞서 10일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20일부터 0.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올 들어 여섯 번째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성장률을 희생시키지 않기 위해 금리 인상에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줄기차게 제기됐지만 10월 말 금리를 한 번 인상했을 뿐 대담한 금리 인상에는 신중한 모습이 역력하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말 이후 시중에 풀린 16조 위안(약 2720조원)의 막대한 유동성이 좀처럼 회수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11월 위안화 신규 대출은 5640억 위안(약 95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91.3% 급증했다. 미세조정 차원의 지급준비율 인상으론 유동성 회수 효과를 못 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경제학자 셴룽(憲榮)은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2.6%에 달했기 때문에 인민은행이 금리를 올릴 시점이 멀지 않았다”고 관측했다.

 반면 중국인민대 경제연구소는 “과열을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어서 금리 인상 등 추가 긴축조치는 점진적으로 단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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