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향한 힘찬 도전 (18) 호서대 게임공학과 4년 이현정(2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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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직, 취업, 일자리, 고용…’ 요즘 시대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단어다. 취업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 우리가 해결해야 할 큰 숙제가 된지 오래다.

중앙일보 천안아산은 기업과 구직자들의 편의를 위해 구인 소식을 실어왔다. 이어 지역 대학생들의 맞춤형 취업, 구직을 위해 ‘자기소개서’를 연재한다.

저는 남동생이 하나 있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남동생과는 여느 집과 같이 남매 사이에 다툼이 일쑤여서 누나인 저는 나름대로 동생과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풀어내기 위해 노력을 했습니다.

 동생과 대체 어느 부분이 맞지 않을까에 대해 고민을 했고, 그 결과 서로의 공감대 부족으로 인해 랠리가 진행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의 부재가 원인이라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그리고 저는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동생을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관찰을 하면서 알게 된 건 이 초등학생 남자아이가 하루 중 가장 즐겁게 보내는 시간은 컴퓨터 게임을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게임을 ‘보는 것’에서부터 접했고, 게임을 공감대로 한 의사소통이 활발해 지면서 이번엔 서로 게임을 하겠다는 새로운 다툼이 일어났습니다. 이렇듯 내가 즐겁게 하는 게임이 나만 즐거운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신나게 게임을 하는 것을 보고, 몸소 느끼면서 중학교 1학년이었던 시점에 문득 “나도 이런 재미있는 것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재미있게 하는 것을 직접 만들면서 다른 사람들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은 24세가 된 지금 이 시점까지 변화되지 않고 쭉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처음엔 … 동생과 친해지고 싶어서

중학교 시절 처음으로 게임을 만들겠다고 작정을 한 이후부터 대학을 진학하기까지 저는 진로에 대해 그다지 고민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게임을 개발하는 일을 당연히 내 직업으로 생각한 저는 대학진학 시즌에 여러 수험생들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과’를 고민하고 있을 무렵 망설임 없이 호서대학교 게임공학과에 지원했고 2006학년도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저는 학년을 거듭하면서 성적장학금은 매년 타기도 했었는데, 매 학기 빠지지 않고 탈 수 있었던 이유는 제 몸에 배어있는 배움의 자세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무언가를 배우거나 어떠한 것을 하기 전 쓸데없어 보인다고 하더라도 내가 이것을 통해서 어떠한 것들을 배울 것인지, 아니면 어떤 것들이 나에게 도움이 될지 대해 먼저 정하고 공부나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동기들과는 다르게 저는 1학년 때부터 일반 학술동아리가 아닌 벤처동아리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일반 학술동아리에 비해 벤처동아리 같은 경우는 년마다 실제로 만든 게임을 가지고 평가를 받고 실적을 내야 하기 때문에 프로젝트 단위로 동아리가 돌아가는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 개인적으로는 세미나가 부족하고 주위의 선배님들에게 공부를 도움 받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스스로 찾아 일단 부딪혀보고 공부하고, 경험해보고, 잘 물어보는 습관이 몸에 배었습니다.

 또한 방학 중에 이루어지는 게임 개발 프로젝트의 기획자를 찾아 처음으로 게임 개발을 해보면서 아마추어 게임 개발이지만 실제 개발 선 상에서는 개발 중 어떤 문제점이 일어나는지, 어떤 위험요소들이 도사리는지 등에 대한 많은 것들을 배우고 내 자신이 기획자로서 어떤 점들을 개선시켜나가야 되는지에 대해 경험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주저 없이 호서대 게임공학과에 입학

현재 제가 몸담고 있는 호서대학교 게임공학과에 박창훈 교수님이 지도 하시는 IMR LAB이라는 연구실 입니다. 교수님께서는 연구실의 학생들이 각자 비전을 가지고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시야가 넓어지기를 원하시는 분이셔서 연구실의 지원으로 색다른 포럼이나 캠프 등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겼습니다.

 그로 인해 학교 안이 아닌 밖의 여러 직종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고 공유하면서 게임이라는 분야가 게임에 그치지 않고 다른 콘텐트와 부합해 전혀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낼 수도 있겠다는 흥미진진한 사고로 갇혀있던 생각을 깨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이 이후로는 외부와의 소통에 있어 능동적인 자세가 잡혀 스스로 저에게 필요한 외부 강연들이나 모임에 관심을 갖고 혼자서도 재미있게 참여하며 많은 사람들을 사귀고 더욱 발전적인 자기계발을 꾀할 수 있었습니다.

살아 쉼 쉬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

4년 재학 기간 동안 저는 각 그래픽파트 프로그래밍파트 기획파트 한 명씩 3인1조로 1년간 게임을 개발하는 졸업 작품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3D 게임 개발이 처음인데다가 교수프로젝트의 일환으로 3D VISION과 Head Tracking을 접목한 게임을 만들고 있어 개발 기간 내내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같은 내용으로 회의를 해도 각 파트 별로 주안점을 어디에 두고 받아들이느냐가 모두 틀렸기 때문에, 각 팀원들을 개발 시의 주안점과 이 게임이 더 재미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한 재미의 주안점을 조율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고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특히나 게임의 개발에 있어서는 의사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틈틈히 EBS의 ‘설득의 비밀’ 다큐멘터리와 ‘협상의 기술’이라는 책을 읽고 응용하여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팀원을 유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게다가 개발을 진행하는 동안 타 파트의 이른 취업으로 두 달 가량의 공백이 있었는데, 다행이 새로운 인원을 스카우트해 무사히 진행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제가 팀원들에게 가장 강조했던 것은 처음과 끝이 분명한 게임을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현재는 게임의 완성을 코앞에 둔 상태입니다. 지금 그 끝이 보이려고 하고 있고, 이 산을 다 넘으면 더 이상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 게임개발자가 되는 문턱에 서 있게 됩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순수하게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는 열정만으로 게임개발자라는 외길만을 보고 달려온 제가 설 곳은 규모를 기준으로, 돈을 기준으로 한 회사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게임을 사랑하는 조직과 높은 곳에 비전을 같이하고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마지막에는 다 같이 축배를 청할 수 있는, 살아 숨 쉬는 회사에 입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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