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산악인' 참사 인터넷으로 전해져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이 히말라야 산맥에서 일어난 인터넷애호 산악인의 참사를 전 세계에 전했다.

세계에서 14번째로 높은 산인 티베트의 시샤팡마산에서 지난 5일 미국의 정상급산악인 알렉스 로웨와 카메라맨 데이브 브리지스가 눈사태로 숨지자 베이스 캠프에남은 동료들은 인터넷으로 이 사고를 알렸다.

''''99 미국 시샤팡마 스키 원정대''''에서 살아남은 7명의 대원들은 7일 베이스캠프에서 컴퓨터로 `MountainZone.COM''''의 게시판에 연결, "숨진 동료들이 육안으로 볼수 있는 장소에서 얼음에 묻혀 있으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글을 올렸다.

시샤팡마봉은 히말라야 산맥의 험준한 본우리로 해발 8천13m의 높이에 ''''악천후의 산''''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영국의 BBC방송에 따르면 탐험대장인 앤드루 맥린은 10월5일 대규모 눈사태가 베이스 캠프 윗쪽에 있던 상부 경사면을 덮쳤고 이로 인해 두 사람이 눈에 묻혔다고 말했다.

맥린이 ''''MountainZone.COM''''의 게시판에 올린 글은 다음과 같다.

"앤드루 맥린이 시샤팡마의 베이스캠프에서 말한다. 우리는 알렉스와 데이브의구조를 단념했다. 약 30시간 전인 1999년 10월5일 네팔시간으로 오전 9시20분경에 비극이 우리 탐험대를 덮쳤다. 알렉스 로웨, 데이브 브리지스, 콘래드 앵커가 자기들의 위치보다 6천피트 위에서 무너져내린 눈사태에 묻혀 버렸다. 콘래드는 머리와 몸통에 부상을 입고 구조됐으나 알렉스와 데이브는 20시간 동안 수색해도 찾을 수없었다. 우리는 그들이 숨진 것으로 보고 단념했다."

맥린은 그후 11일에도 동료들을 잃고 살아남은 대원들의 심정과 현장 상황을 알리는 글을 올렸다. 네티즌들은 그의 글을 보고 누군가가 유족들을 위한 기금을 모으자고 제안했고 결국 기금이 만들어졌다.

로웨는 화가이자 동료 등산가인 부인 제니퍼와 세 자녀를 두고 있다. 미국 몬태나주 보즈먼 출신인 40세의 로웨는 수많은 산의 첫 등정을 기록했으며 자신의 모험과 성취를 알리는데 인터넷을 사용함으로써 유명해 졌다.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그의 모험에 대해 알게되자 재정 후원자가 생겼고 전세계인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그의 모험을 추적하게 됐다.

콜로라도주 애스펀 출신인 29세의 브리지스는 세계 14번째 고봉 등정의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위해 동행하던 3명의 카메라맨중 하나였으며 전 미 패러글라이딩 챔피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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