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도 2.5% 차 관세 있지만 수출 계속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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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합의는 일방적 양보가 아닌, 양측의 이익을 반영한 결과물이다.”

김종훈(사진) 통상교섭본부장은 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이익의 균형’을 다시 언급했다. 그는 “협정문 수정을 최소화하고, 전반적인 이익의 균형을 추구해 수용 가능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자동차 분야와 관련해선 “직접 수출은 최근 5년간 대폭 감소하고 미국 현지생산이 늘고 있다”며 “올해 150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보이는 자동차 부품(발효 즉시 철폐) 협정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쇠고기에 대해선 ‘협의 요지’ 문서를 흔들어가며 “절대 이야기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쇠고기 문제는 논의가 안 됐다고 하는데, 미국에선 별도 채널로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상대편 입장도 있어 보여주긴 어렵지만 (협의 요지문을 흔들며) 딱 두 페이지로 돼 있는데 어디에도 쇠고기는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 정치권 일각에서 이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사실이고, 미 행정부의 국내적인 대응이라 생각한다.”

 -서울에서 논의된 것과 내용과 범위가 같았는데, 이번 합의에서 양보한 배경은 뭔가. 유럽연합(EU) 쪽에서 자동차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은.

 “미국이 당초 요구했던 사항 중에 이번 협상에서 철회한 것이 있다. 이번 협상에서 축소되고 단순화됐다는 거다. EU와는 한 가지다. FTA 협정문에 포함돼 있지 않은 이산화탄소와 연비 기준이다. EU도 그 부분에 관심이 있을 거라 본다. 향후 협의를 하되 FTA와는 별개다.”

 -승용차 부분에서 관세 철폐 기한을 연장했다. 한국의 이익이 줄어들 것 같은데, 판매 대수가 어느 정도 줄어들 거라 보나.

 “현재 미국의 승용차 관세는 2.5%이지만, 우리의 수출은 계속되고 있다. 현지 생산이 많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2.5%의 관세가 4년간 유지된다고 해도 그것이 우리의 자동차 판매에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제한적이라 생각한다. 앞당겨지면 좋겠지만, 그것 때문에 합의가 안 돼 한·미 FTA 전체 발효가 지연되는 것보다는 자동차 업계와 다른 산업에 도움이 될 것이다.”

 -세이프가드 도입은 우리가 특히 양보한 것 아닌가.

 “세이프가드가 발동되려면 수입이 늘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직접 수출하는 완성차는 줄고 현지 생산이 늘고 있다. 여기에 관세 축소의 결과로 수입이 늘어났다는 조건이 필요하다. 관세가 4년간 유지되는 동안에는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수 없다. 만약 발동하더라도 상호주의다. 우리는 8%로, 미국은 2.5%로 돌아간다.”

 -미국이 협상 결과를 먼저 발표한 것은 외교상의 결례 아닌가.

 “미국 협상팀은 현지에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업계나 이해관계자들로부터 내용을 공개하라는 강한 요청이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그쪽에서 불가피한 사정 때문에 미안하게 됐다는 의사표현을 해 왔다.”

 -북한의 연평도 공격이 영향을 끼친 건 아닌가.

 “이번 협상은 철두철미하게 외교통상 협상이었다. 다만, 한·미 FTA가 발효되면 양국의 전반적인 관계를 튼튼히 하는 기반이 될 것이란 게 소신이다. 아무리 물리적인 거리가 멀어도 시장 간의 거리는 좁아지고, 국민 간의 거리도 좁아진다. 이보다 더 좋은 관계 강화책은 없다.”

 -국회에 하고 싶은 얘기는.

 “국회엔 한·미 FTA를 지지하는 분들도, 강력히 반대하는 분도 있다. 국회는 국민의 대표 기관이다. 국민 대다수가 한·미 FTA를 지지한다고 판단한다. ”  

한국 차 판매 줄 것 같은데

“직접 수출 줄고 미 현지 생산 늘어 관세 4년 더 유지돼도 영향 제한적”

쇠고기 문제는

“절대 이야기되지 않았다” 협정문 흔들어 보이며 강하게 부인

세이프가드 양보한 것 아닌가

“관세 유지되는 4년간 발동 못해 이번 합의는 일방적 양보 아니다”

“이번 합의는 일방적 양보가 아닌, 양측의 이익을 반영한 결과물이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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