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프로복싱 성대결, 여성 승리로 끝나

중앙일보

입력

남녀 프로복싱 성대결이 여성의 승리로 끝났다.

올해 37살의 노처녀 복서인 마가레트 머그레거는 10일(한국시간) 시애틀에서 2천768명의 관중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2분 4라운드의 논타이틀전에서 경마기수 출신인 로이 초우를 매라운드 압도해 3-0 판정승을 거뒀다.

한때 역도선수로도 활약했던 초우는 복싱의 기본도 안돼 있었던 반면 머그래거는 위력은 없었지만 원투 스트레이트를 날려 착실히 점수를 쌓아 승리했다.

빨간 상의를 입은 머그레거는 초반 1,2회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초우의 머리에 맞혔고 4번의 연타를 날렸다.

초우는 머그레거의 공격에 대해 반격은 안하고 미소를 지으며 뒤로 물러서기를 반복했고 몇차례 어설픈 주먹을 날리기도 했으나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다.

키 157㎝, 몸무게 56㎏으로 머그레거보다 머리 하나는 작아 보인 초우는 프로통산 3전패를 당했고 키 165㎝, 몸무게 58.5㎝으로 태권도 유단자인 머그레거는 4전승을 기록했다.

마지막 4회 관중들은 머그레거를 연호했고 머그레거는 몸통 연타로 보답했다.

머그레거는 "눈앞에서 꿈이 실현되는 듯했으며 오늘은 내 생애 최고의 날로 기억될 것이다.
기량을 더 갈고 닦아 최고의 복서가 되겠다"고 말했다.

반면 초우는 "머그레거의 주먹이 약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미소를 지었다. 경기전 혈압이 185까지 올라가는 등 컨디션이 나빠 경기를 제대로 풀어가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여성관중들은 "여성도 남성을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의미있는 경기였다"고 환호했지만 남성들은 "남녀 성대결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다. 여성은 복싱에 적합하지 않다"고 설전을 펼쳤다.

[시애틀 AP=연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