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군부대 위문 가자” vs 홍준표 “장병 폐만 끼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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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온병 포탄’ 파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한나라당 안상수(사진 왼쪽) 대표가 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군부대 위문 추진 계획을 내놓았다가 논란을 빚었다. 안 대표는 회의 도중 최고위원들에게 “군부대에 위문을 가야겠는데, 언제 같이 가는 게 좋겠느냐”며 의견을 물었다. 최고위원들 사이에서 ‘16일’ ‘22일’ 등의 날짜가 거론되자 안 대표는 “22일이 괜찮겠네, 크리스마스도 가깝고 하니…”라며 위문 계획을 확정 지으려 했다. 이때 홍준표 최고위원이 제동을 걸었다. “그때 가 봐야 장병들한테 폐만 끼친다”는 게 홍 최고위원의 논리였다.

 하지만 안 대표는 “22일로 합시다”며 군부대 방문 계획을 확정 지었다고 한다. 홍 최고위원은 회의 후 기자와 통화에서 “가려면 대표 혼자 가면 될 것 아니냐. 최고위원들이 그렇게 다 따라간 전례가 없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안 대표가 지난달 24일 연평도 포격 현장을 방문했을 때도 홍 최고위원은 반대했다고 한다. 안 대표의 방문 직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아직 현장 정리도 안 됐을 텐데 가 봐야 민폐만 끼치고 괜히 ‘쇼’한다는 오해만 받는다”는 의견을 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 대표는 방문을 강행했고, ‘보온병 포탄’ 해프닝을 일으켰다. 그래서 당 일각에선 “안 대표가 군부대에 갔다가 또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지 않으냐”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당시는 예상할 수 없었던 일이었고 이번에야 별일 있겠느냐”고 보는 이들도 있다.

 안 대표는 이날 ‘보온병 포탄’ 파문 때문에 출범을 유보했던 ‘당 국가안보시스템 점검특별위원회(안보특위)’를 이번 주 안에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 1개 사단이 담당하고 있는 서해 5도 경비를 강화해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맡으려 했던 안보특위 위원장직을 노무현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을 지낸 김장수 의원에게 양보했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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