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5도 공격 준비” 북한 통신 명령 … 군, 8월 감청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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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서해 5도를 공격할 계획이 있다는 걸 국방부와 정보당국이 올해 8월 파악했음에도 대비태세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은 1일 국회 정보위 에 출석한 자리에서 ‘지난 8월 (북한 무선에 대한) 감청을 통해 서해 5도에 대한 북한의 대규모 공격계획을 확인하지 않았느냐’는 한 의원의 질문에 “그런 감청이 있었다”고 답했다고 정보위 소속 한나라당 간사대행인 이범관 의원과 민주당 간사인 최재성 의원이 전했다. 한 정보위원은 “당시 감청 내용은 ‘해안포 부대 사격준비를 하라’는 것인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원 원장은 8월 북한의 공격 계획을 확인한 뒤 군과 정부는 어떤 대비를 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북한이 북방한계선(NLL)을 무력화하는 언동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북한의 공격계획을) 상시적 위협으로 봤으며, 민간인 지역까지 포격할 것으론 예상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연평도 포격이 이뤄진 지난달 23일 상황과 관련해 원 원장은 “포격 당일과 그 전에는 감청이 어려운 유선으로 (북한이) 작전을 수행해 (포격을) 미리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원 원장은 북한의 무력도발 의도에 대해 “3대 세습에 대한 내부 불만이 증가하고 경제사정이 악화돼 돌파구로 무모한 행동을 강행한 것이며, 미국과의 양자대화를 유인하기 위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고 의원들은 전했다. 원 원장은 “북한의 추가공격 위협이 농후하며 우리의 국론분열 획책을 기도하고 있다” 고 말했다고 한다.

원 원장은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문건에 나오는 북한 고위 인사의 망명설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정효식·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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