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 12바늘 꿰맨 ‘농구광’ 오바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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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가족과 함께 워싱턴의 하워드대학에서 농구경기를 관전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그는 전날 농구를 하다 아랫입술에 12바늘을 꿰매는 상처를 입었다.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농구광’으로 유명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인들과 농구 경기를 하다가 입술 부위를 12바늘이나 꿰매는 불상사를 당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의 추수감사절 휴일이던 26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이 워싱턴 인근 포트 맥네어 군기지 내 체육관에서 농구를 하던 중 상대편의 팔꿈치에 입술을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백악관 의료팀은 오바마 대통령을 부분 마취한 뒤 12바늘을 꿰맸다. 시술팀은 흉터 자국을 줄이기 위해 매우 가는 실을 사용했지만 당분간 오바마의 얼굴엔 조그만 흉터가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바마의 농구 경기에는 안 덩컨 교육장관과, 오바마가 상원의원이던 시절부터 개인 보좌관 역할을 해온 백악관의 레지 러브 등이 함께했다. 이들은 모두 대학 시절 농구선수 출신이다.

 백악관은 한동안 오바마가 누구의 팔꿈치에 부딪혀 다쳤는지를 밝히지 않다가 억측이 심해지자 이를 공개했다. 미 의회 히스패닉 코커스 연구소(CHCI)의 프로그램 책임자인 레이 드세레가가 주인공이다. 공을 몰고 공격하던 드세레가가 슛을 하려고 돌아설 때 마침 블로킹을 시도하며 강하게 방어하던 오바마의 입술을 팔꿈치로 가격했다는 것이다.

 하루아침에 대통령을 상처 낸 인물로 유명인사가 된 드세레가는 성명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터프한 농구선수이자 운동을 잘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하루빨리 대통령이 농구 코트로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에 대해 별도의 사과는 하지 않았다.

 대통령 취임 후에도 여러 차례 백악관의 보좌관·각료 등과 팀을 이뤄 농구 경기를 즐기던 오바마는 부상을 입은 다음 날 직접 농구를 하는 대신 가족과 함께 대학 농구를 관람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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