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 서울대 동성애자 동아리 공식 인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대 동성애자 모임인 '마음006'이 동아리연합회 소속 정식 동아리로 인준되었다.

'마음006'은 당초 지난 95년 1학기에 '마음001'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는데, 뒤에 붙은 숫자는 이성애자의 인권 수치를 100으로 보았을 때 동성애자의 인권 수치는 001에 불과하다는 뜻을 나타낸다. 4년이 지난 현재 001에서 006까지 수치가 올라간 것은,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가 동성애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할 만한 수준에는 이르렀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명칭의 변화와 함께 처음에는 극히 폐쇄적이었던 '마음006'의 활동도 점차 적극적인 외부 홍보를 시도하며 공개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고, 작년에는 동아리연합회에 가등록을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이어 올해 6월에는 '서울대에 딴스홀을 許하라'라는 문화행사를 개최했고, 8월에는 외부 동성애자 인권 단체들과 함께 '청소년 동성애 인권 학교'를 열기도 했다.

이번에 다른 4개 동아리와 함께 정식 동아리로 인준이 되면서, '마음006'도 동아리방으로 사용할 공간과 대학본부의 지원금을 받게 되어, 외형적으로는 동아리로서 모습을 확실히 갖추게 된다. 하지만, 회원모집 등에서 보이는 여전한 자체 폐쇄성과 아직 완전히 불식되지 않은 이성애자들의 편견 같은 과제들을 해결해 나아가지 못 한다면, 앞으로 인권 수치의 지속적인 상승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준희 인터넷 명예기자
songcing@chollian.net

ADVERTISEMENT
ADVERTISEMENT